영화에 대한 사전 정보 없이 보기 시작했다.
요즘 너무 영어를 안 들어서 귀가 막힐 것 같아서
미드나 영어로 된 영화를 찾고 있었는데
때마침 이 작품이 한국 넷플릭스 톱 텐 안에 들어있길래 틀어봤다.
썸네일에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얼굴만 보여서 몰랐는데
알고보니 캐스팅이 화려했다.
제니퍼 로렌스, 케이트 블란쳇, 메릴 스트립이라니.
이 정도 조합이면 작품에 대한 신뢰도는 보기도 전에 생기기 마련.
아무 작품에나 출연하는 이들이 아니란 걸 아니까.
제목이 '올려다 보지 말아라'이길래
외계인이 지구를 침공하는 스토리인가했는데
알고보니 혜성이 지구로 떨어지는 이야기.
이상하다, 흔한 재난영화일리가 없는데 하며 계속 지켜봤더니!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혜성을 발견한 제니퍼 로렌스와 그녀의 교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미 대통령에게 지구에 닥친 중대한 위기를 알리기 위해
백악관을 찾아간 순간부터 나는 줄곧 낄낄댔다.
그렇다.
이 영화의 정체는
흔하디 흔한 재난영화가 아니라
재기발랄한 풍자영화였다.
감독이 혜성에 빗대어 말하고 싶은 건 지구온난화였다고 한다.
그런데 만들어서 상영을 하고 보니
타이밍 상 코로나 시국을 묘사한 영화가 되어버렸다고.
이러나 저러나 이 영화는
대중, 기업, 정부가 이 위기에 반응하고 대처하는 모습을
풍자적으로 보여준다.
매체의 발달로
그 어느 시대보다 소통의 편의성이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그로 인해 오히려 불통의 측면이 생겨난 점이나,
부유한 기업들이
어떻게 대중을 현혹하고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지,
멍청하고 거만한 정치인들이
똑똑한 초등학생도 알만한 상식이 없어서
얼마나 우스운 망언을 생산해내기도 하고
공익에 반하는 결정을 하는지,
그리고 정말 무섭게도,
이 모든 것들의 조합이
어떻게 인류를 멸망으로 이끌 수 있는지가 그려진다.
과학자들이 그렇게 지구온난화에 대해
데이터를 제시하고 위기를 엄중하게 경고해도
멍청하거나 이기적인 기업들과 정치인인들이,
그리고 역시나 과학자를 광신도적으로 불신하는 대중들이,
어떻게 지구를 더 위태롭게 만들고 있는지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듯이.
요새는 한국 콘텐츠가 넘 참신하고
반면에 미국 영화들이 뻔한 스토리들을 계속 재생산해서
정말 기대없이 보기 시작했는데
오랜만에 제대로 키득키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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