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가 배경인 가족 영화.
넷플릭스에서 봤다.
간이역 하나 없는 오지에 사는 가족의
기차에 얽힌 슬픈 이야기.
정준경(박정민), 정보경(이수경), 정태윤(이성민)
이 세 사람이 가족.
아빠 정태윤의 직업은 포스터에도 나와있듯이 기관사.
누나 정보경과 남동생 정준경의 유독 돈독한 남매 관계는
극 초중반에 반전을 통해 이유가 밝혀진다.
송라희(임윤아)는
높은 안목(?)으로 정준경이 천재임을 알아보고
"뮤즈"가 되려는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그에게 적극적으로 접근한다.
부모 침실에서 에로 영화를 단둘이 보며
저거 하고 싶냐고 남자에게 물었으니
80년대라는 배경을 생각하면
다소 되바라진 캐릭터가 아닐까 싶다.
그런 캐릭터를 임윤아가 연기해서 그런지
그마저도 살짝 풋풋하게 보이더라.
마찬가지로 라희의 나름 박력있는 경상도 사투리와 살짝 우악스러운 성격도
내 눈에는 사랑스러워 보였다.
어쨌든 라희의 내조와
마찬가지로 준경의 천재성을 알아본 담임의 도움으로
준경은 시골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천체물리 관련 도서들을 섭렵해 나간다.
이런 천재가 진작 서울에 가지 않고
시골에 처박혀 있는 이유는
자기 동네에 기차역을 세우고 싶기 때문이다.
철도는 있으나 기차역이 없어서
굴 3개와 철도 2개를 지나 걸어야
제일 가까운 기차역에 갈 수 있는 마을 주민들.
그 위험한 여정에서 다치거나 죽는 이들도 생겨나고.
준경은 사명감을 가지고
청와대에 기차역 설치를 요청하기 위해
수십통의 편지를 보내고
장학퀴즈에 나갈 준비를 하고
경시대회에 참가하는 등
대통령을 만날 온갖 시도를 한다.
준경이 수학 천재임에도 불구하고
도시로 나가 더 좋은 환경에서 공부하지 않고
마을에 남아 기차역 설치에 목 매는 이유는
기차에 얽힌 슬픈 가족사와 직결되어 있다.
영화가 그 슬픔에만 집중되어 있다면
두 시간의 러닝타임동안 보기가 힘들었을 터.
80년대에 나는 10살이 안 되는 꼬마였음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에서 80년대의 모습을 봐서 반가웠다.
준경과 라희의 풋풋하고 티격태격하는 러브라인이 귀엽고
준경과 보경의 찐남매 연기도 재미있었다.
여러 번 웃고 몇 번 울면서
2022년 새해 첫 날 가슴 따뜻하게 이 영화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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