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본 2013년 기준으로 12회를 맞이했던 미쟝센 단편영화제는
장르를 중심축으로 해서 단편영화를 상영하는 영화제이다.
경쟁부문에 아래와 같이 5개의 장르 영역이 있다.
영역명에 영화 제목을 붙인 점이 눈에 띈다.
1. 비정성시 - 사회적 관점을 다룬 영화
2.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 멜로드라마
3. 희극지왕 - 코미디
4. 절대악몽 - 공포, 판타지
5. 4만번의 구타 - 액션, 스릴러
각 영역의 후보작들이 올레TV에 올라와 있었고,
무료이고 관심이 가고 러닝타임이 부담스럽지 않아서 보기로 했다.
"미자에게는 아무로 모르는 애인이 있다."는 소개에 이끌려
이 영화 <미자>를 보기로 했다.
미자 아주머니는 남편은 없고 해외 유학 간 딸을 뒷바라지 중이다.
그녀에게는 아무도 모르는 애인이 있다.
그를 향한 애정이 대단해서
맛있는 요리 해서 먹이기,
외모 가꾸기,
(베이비시터 알바를 2주나 쉬면서까지) 그를 위한 여행 준비하기 등
나이 먹었지만 못할 게 없는 그녀이다.
그런 그녀가 남자의 진심을 알게 되고 휘청거린다.
20분 남짓한 짧은 시간에 미자의 감정 변화를 디테일하게 표현한다.
남자와 나누는 대화는 분량이 얼마 되지 않는데
오히려 주변인들과의 대화를 통해 그녀의 상황이나 처지에 대해 알 수 있어서
그녀의 감정에 좀 더 몰입할 수 있다.
마지막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여름. 선풍기와 라디오를 틀어놓고 혼자 밥을 먹는 미자.
그 때 나오는 음악이 하필이면 이미자의 '동백아가씨'
자신도 모르게 노래를 따라 부르다가
옛 애인 생각에 목이 메어 밥이 잘 넘어가지 않는지
컵에 담긴 물을 벌컥벌컥 들이 마신다.
주인공의 이름이 미자인 이유를 알겠다.
이 장면이 유독 기억에 남는 이유는 노래 때문만은 아니다.
영화 시작 부분에 애인과 정사 후 미자가 그와 다정하게 밥을 먹는 장면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와 애정을 나눈 곳도, 그를 추억하는 곳도 밥상인 셈이다.
이렇게 머리와 꼬리를 대조적인 밥상 장면으로 묶은 완결성이 마음에 들었다.
이런 디테일이 나는 참 좋다.
감정에 대한 디테일이 풍부해서 주인공의 마음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그 상태가 좋다.
감독이 어떤 디테일을 취하는지를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다.
+ 노래 '동백아가씨'
헤일수 없이 수 많은 밤을
내 가슴 도려내는 아픔에 겨원
얼마나 울었던가 동백 아가씨
그리움에 지쳐서 울다 지쳐서
꽃잎은 빨갛게 멍이 들었소
동백꽃잎에 새겨진 사연
말못할 그 사연을 가슴에 묻고
오늘도 기다리네 동백 아가씨
가신님은 그언제 그 어느 날에
외로운 동백꽃 찾아 오려나
어떤 사연이 있어서 이런 노래가 나왔는지 궁금해서 찾아보니 아래와 같더라.
(참고: http://ko.wikipedia.org/wiki/%EB%8F%99%EB%B0%B1%EC%95%84%EA%B0%80%EC%94%A8)
1964년 제작된 엄앵란과 신성일 주연의 동명 영화의 주제곡으로 만들어져 지구레코드에서 발매했다. 당시 이미자는 〈열아홉 순정〉으로 이름을 알린 신인급 가수였는데, 이 곡이 한국을 대표하는 가수가 되어 ‘엘레지의 여왕’이라 불리는 이미자의 수백 곡에 달하는 히트곡 가운데서도 가장 큰 인기를 누린 대표곡이 되었다. 영화 《동백아가씨》는 서울에서 내려온 대학생과 인연을 맺은 섬처녀가 버림받고 술집에서 일하게 된다는 통속적이고 신파적인 내용이다. 동백아가씨라는 제목은 여주인공이 ‘동백빠아’에서 일하는 여급이 된데서 유래했다. 주제가 음반 뒷면에 첫 번째로 실린 이 노래의 가사는 ‘그리움에 지쳐서 울다 지칠 때까지’ 연인을 기다리는 여성 화자의 서글픈 마음을 토로하고 있다. 여인의 깊은 한과 애상적인 느낌을 잘 표현한 이미자의 노래는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 100만장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 음반 판매량을 기록하며 공전의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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