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조명가게>를 끝낸 후
당분간 작품활동은 접고
자신의 아기를 위한 동화책을 쓰겠다고 했던 강풀.
수개월 기다린 끝에 그 동화책 <안녕, 친구야>를 볼 수 있었다.
스토리를 보고 작가의 지인들이 말렸다 그래서
내용이 무엇일지 더욱 궁금했다.
주인공은 한 아이와 한 고양이.
강풀의 작업실에 '청운이'와 '고돌이'라는 길냥이 출신 뚱냥이 두 마리가 있는데
주인공 고양이는 청운이를, 후반부에 나오는 골목대장 고양이는 고돌이를 닮았다.
전체적인 플롯은
아이가 고양이의 집을 찾아주러 나선 길에 여러 동물들을 만난다는 이야기이다.
이것만 보면 여느 동화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아이와 고양이가 만나는 동물들은 다른 동화들에서처럼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일반적인 동화에서는 동물들이 누가 시키지 않는데도 서로 돕는 경우가 많다.
특정 동물 캐릭터가 심술궂거나 고약한 것으로 설정되었을 경우에만 서로 돕지 않는 편이다.
그런데,
이 동화에서는 길거리 동물들 모두가 일종의 편견을 가지고 있다.
'개 주변에는 고양이가 없어.', '쥐 주변에는 고양이가 없어.'... 등과 같은.
어떤 동물은 그저 이기고 싶은 마음만 가득하다.
왜 그렇지?
아이는 그 동물들에게 묻는다.
그러나, 편견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으랴.
이렇게 고양이 집 찾기는 어려워만 보인다.
그림체는 어느 연령에나 맞을 것 같고
글밥이나 내용으로 보면 6~7세 수준인데
깊은 의미를 깨닫는 건 10대에 가능하려나.
작가도 그걸 알고
아기 때부터 청소년이 될 때까지
여러 번 읽힐 수 있다고 한 것 같다.
나는 이 동화에서 <앵무새 죽이기>를 떠올렸다.
우리 중 대다수가 알게 모르게 하고 있는 차별.
어찌 보면 인간이 다른 사람들을 그룹화하고 차별하는 것은
타고 난 본능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하게 한 책.
요즘, 트위터를 봐도 그렇지만,
사람들은 참 편을 가르고 차별하는 데서 편안함이나 익숙함을 느끼는 것 같다.
그러니까 우리는 끊임없이 소통하며 살아야 한다는
그런 말을 해 주는 이야기.
그래, 그것 뿐이야.
계속 이야기하고 오해를 풀어야 해.
그래서 세상은 녹록하지 않지만 삭막하기만 한 곳도 아닌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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