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전히 재미로 읽는 책
<82년생 김지영> 여성들의 연대가 필요하다
나랑 나이 차가 거의 없는, 살아온 길이 거의 같은 주인공 김지영에게 어마무시한 공감을 느끼며 읽은 책이다. 책을 읽는 동안, 한국에서 80년생 여자로 살면서 겪어온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며 새삼 한국이 징그럽게 느껴졌다. 내가 이래서 한때 꿈이 외국남자랑 결혼하는 거였지. 한동안 잊고 살았다. 이 경장편 소설이 이제 막 책을 펴든 독자를 단박에 강렬하게 사로잡는 포인트는 주인공이 빙의에 가까운 해리성 장애 증상을 보인다는 점이다. 명절에 시댁에 간 며느리가 시아버지에게 친정 엄마가 되어 할 말 하는 장면은 나같은 유부녀에게 짜릿한 쾌감을 선사하는 동시에 주인공에게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궁금하게 만들기 때문에 책장 넘기는 속도에 가속이 붙게 마련이다. 김지영은 대학교 동아리 여선배, 친..
2020. 12. 27. 03:57